오산문인협회 박수봉 시인,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골 빈집을 보면서 홀로 살던 노인을 그리며, 인간들의 쓸쓸한 노년의 뒷모습을 시상으로 떠올려,

신동성 | 기사입력 2022/01/06 [19:42]

오산문인협회 박수봉 시인,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골 빈집을 보면서 홀로 살던 노인을 그리며, 인간들의 쓸쓸한 노년의 뒷모습을 시상으로 떠올려,

신동성 | 입력 : 2022/01/06 [19:42]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 된 박수봉 시인 © 오산인포커스


오산문인협회 박수봉 시인(65)이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공모전’에 시 ‘빈집’을 출품해 당선되면서 침체된 오산 문학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는 오산문인협회 창립 이후 약 30여년 만에 신춘문예에 당선 된 것으로 오산 문학계에 적지 않은 자극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 시인은 입시 학원 국어강사로 약 20여 년간 교편을 잡으며 문예창작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2014년 즈음부터 시 작품을 습작하면서 문학의 길로 들어선 이후 2016년 한국문인협회 오산시지부 회원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문예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 당선 작 ‘빈집’을 출품하여 당선 된 박 시인은 “시골에 살고계신 누님 댁을 갔다가 인근 빈집을 보면서 홀로 살던 노인을 그리며, 인간들의 쓸쓸한 노년의 뒷모습을 시상으로 떠올렸다”고 한다.

 

-아래 당선작-

 

빈집

 

빗속에 집이 잠겨있다

태풍이 온 나라를 휩쓸었지만 빈집은

날개를 접고 흔들리지 않았다

식구들은 모두 전주로 떠나버리고

덩그러니 혼자 남은 빈집

퇴행성관절염에 어깨 한쪽이 내려앉은 채

기울어 가는 생을 붙들고 있다

빈집의 담장을 지나다보면 허옇게 바랜 집이

손을 저으며 말을 걸어온다

평생 걸어온 길의 기울기와 그 길로 져 날랐던

가난과 고단함에 대해서 빈집은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을 빈 방에다 새긴다

행간마다 피어나는 유폐의 점자들

마당 우물터로 목마른 잡초들이 조촘조촘 들어서고

버리고 간 장독대엔 혼잣말이 웅얼웅얼 발효 중이다

죽은 참가죽나무에 앉아 종일 귓바퀴를 쪼아대던

새소리도 날아가고 귀가를 서두르는 골목

일몰의 욕조에 몸을 담근 빈집이

미지근한 어둠으로 눈을 닦는다

종일 입술을 다문 대문을 빈집은

몇 번이고 눈에 힘을 주어 밀어 보지만

끝내 대문 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마당 깊은 곳까지 어둠이 차오르면 빈집은

눈을 들어 별자리를 더듬는다

식구들이 몰려 간 서남쪽 하늘

별이 기울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들쥐가

들어앉아 새끼를 낳았다

이따금 달빛이 새끼들의 털을 핥아주고 갔다

들쥐는 빈집의 뒷다리를 갉아 먹으며 자라고

집은 제자리에서 우물처럼 늙어간다

빈집의 늑막 아래로 어둠이 점점 차오른다.

 

박수봉 시인은 당선 소감으로 “저의 움츠러든 손목에 힘을 실어주신 심사위원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름이 더욱 무거워졌음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최종심에서 낙선하고 우울해 할 때 낙선주라며 담근 술을 따라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던 오산의 문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저를 사랑하는, 제가 사랑하는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박수봉 시인

 전북 장수 출생 

경기대학교 법학과 졸업

2018년 최충 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2021년 중봉 조헌 문학상 대상 수상

20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신동성 기자  osanin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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